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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 어느 시골마을에 서로 사랑하는 처녀와 총각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마음뿐 결혼할수 없었다. 총각은 너무 가난했고 처녀는 가난한 시골이 싫었기때문이였다. 그러다가 처녀는 도시의 갑부집에 시집을 갔고 총각은 처녀만 생각하면서 부지런히 농사를 지었다.
도시로 시집간 처녀는 궁전같이 호화로운 집에서 살면서 먹고싶은것을 다 먹고 입고싶은것을 다 입고 고급술집에도 출입하면서 날마다 호강했지만 고요한 밤이면 시골총각이 그리워 눈물로 베개잇을 적시기도 했다.
그녀의 도시남편은 착한 남자였다. 이미전에 그녀와 시골총각의 관계를 알고 있었고 안해가 시집와서도 시골총각을 그리고있는것을 보고 마음이 몹시 아팠다. 어느날 남편은 안해를 불러놓고 이런 이야기를 했다.
“옛날에 예쁘게 생긴 강아지가 양떼를 모는 일을 하고있었어. 그런데 어느날 도시에서 한 부자가 놀러왔다가 양치기를 하는 개가 너무 힘들어 보여서 (맨날 사람들이 먹다 남은 밥이나 먹고 컹컹 짖느라고 목도 쉬여있고) 양치기주인한테 사정을 했대. 부자는 그 강아지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하면서 도시로 데리고왔어. 그리고 몸도 깨끗하게 씻어주었고 시골에선 먹어보지 못한 맛있는것도 주었으며 침대에서 재워주기까지 했대. 그랬는데도 이 양치기 개가 가끔씩 하늘을 보면서 하루종일 짖었다고 해. 처음엔 몰랐는데 알고보니깐 그런 날에는 하늘에 양떼같은 구름이 있더래. 양치기개는 도시에 와서도 양떼가 그리워서 구름을 보고 그렇게 짖었던거지. 그래서 부자는 너무 마
음이 아파서 그 양치기개를 다시 목장으로 데려다주기로 결심했대. 여보, 난 양치기개가 시골로 돌아가서 다시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그 말을 들은 안해는 남편의 뜻을 깨닫고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 그 양치기개는 다시 행복해질수 있을가요? 있던 곳으로 돌아가면 예전과 똑같아질가요? 만약 양치기개가 목장으로 돌아갔는데 양들이 이미 자기를 알아보지 못하면? 양떼 모는 법을 잊어버렸으면? 혹은 그곳에 이미 다른 양치기개가 있으면? 돌아갔는데 차가운 목장바닥 대신 부자의 따뜻한 집이 그리워진다면? 사람들이 먹다 남은 밥 대신 부자가 주던 기름진 음식이 그리워진다면? 그리고 강아지는 다른 주인을 따라왔으니 새 주인에게 충성해야죠. 이젠 당신이 보내준다고 해도 나는 못 돌아가요. 당신이 내가 힘들어보여서 여기까지 데리고왔잖아요. 그러니깐 끝까지 책임져야 해요. 미안해요. 이제는 양떼를 잊고 당신만을 사랑할게요.”
안해는 남편의 품에 안겨 울었다. 남편도 안해를 꼭 껴안아주었다.
《가정백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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